2005년에 개봉한 영화 「콘스탄틴」은 DC 코믹스의 그래픽 노블 『헬블레이저』를 원작으로 한 오컬트 액션 영화입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소재였던 ‘퇴마’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며, 당시에는 꽤 신선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주인공 ‘존 콘스탄틴’ 역을 맡았으며, 차가운 분위기와 심오한 세계관이 많은 관객들에게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영화는 종교적인 상징과 퇴마, 천사와 악마의 대립, 인간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일반적인 히어로 영화처럼 명확한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회색지대에서 고뇌하는 인간을 중심에 둔 점이 특징입니다. 처음 보면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보면 볼수록 깊은 의미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줄거리 요약 – 인간과 지옥, 그 사이 어딘가에서
주인공 존 콘스탄틴은 어릴 적부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인간 세상에 숨어 있는 악마와 천사의 모습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죠. 이 능력은 그에게 축복이 아닌 저주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끔찍한 환영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자살을 시도하지만, 살아 돌아오게 됩니다. 이후 그는 자신이 본 지옥의 끔찍한 모습에 충격을 받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퇴마사’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야기는 LA의 한 정신병원에서 안젤라라는 형사의 쌍둥이 자매 이사벨이 자살하면서 시작됩니다. 안젤라는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진실을 파헤치려 하다가 콘스탄틴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그녀도 점차 비현실적인 일들을 경험하며, 세상의 이면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지옥의 왕자 ‘마몬’이 인간 세계에 침입하려는 음모와 관련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충격적인 건, 신의 사자로 알려진 천사 ‘가브리엘’이 그 계획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브리엘은 인간은 고통을 겪어야 참된 믿음을 얻는다고 믿으며, 마몬이 세상에 나타나면 인간들이 진정한 신앙을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콘스탄틴은 이 상황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며, 인간의 의지와 희생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주요 등장인물 – 신과 악마 사이에 선 인간들
존 콘스탄틴 (키아누 리브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퇴마사이자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싸우는 인간입니다. 냉소적이고 시니컬하지만, 속으로는 구원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캐릭터입니다. 담배를 달고 살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외면적으로 강해 보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트라우마와 죄책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안젤라 도드슨 (레이철 와이즈)
형사이자 쌍둥이 자매를 잃은 인물로, 처음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녀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사건을 통해 자신 안의 힘을 깨닫고, 콘스탄틴과 함께 어둠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인간적인 감정과 순수함을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브리엘 (틸다 스윈턴)
천사라는 설정이지만, 매우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을 진정한 신앙으로 이끌기 위해 고통을 선사하려 합니다. 이상주의자 같지만, 그 방식은 섬뜩합니다. 그 존재 자체가 선의 탈을 쓴 광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보다 오히려 더 위험하게 느껴집니다.
루시퍼 (피터 스토메어)
영화 후반부에 짧게 등장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악마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붉은 피부와 뿔 달린 악마가 아닌, 흰 정장에 불친절한 미소를 가진 루시퍼는 차가우면서도 묘하게 매력적입니다. 그는 콘스탄틴을 지옥으로 데려가기 위해 등장하지만, 오히려 그의 희생을 보고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영화 해석 – 구원은 어디서 오는가
「콘스탄틴」은 단순한 오컬트 액션이 아닙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는 ‘신은 어디 있는가’, ‘인간은 무엇으로 구원받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천사와 악마가 인간의 세계에서 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신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신은 개입하지 않고,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주인공 콘스탄틴은 죽음을 통해 신의 구원을 바라지만, 결국 진정한 구원은 타인을 위한 희생에서 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희생을 본 루시퍼가 오히려 콘스탄틴을 다시 살려내는 아이러니는, 이 영화가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선과 악, 구원과 심판, 믿음과 무신론 사이에서 인간은 늘 중간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 – 속편 소식과 기대
놀라운 소식은, 이 영화가 개봉한 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드디어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점입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다시 ‘존 콘스탄틴’ 역으로 복귀하며, 1편의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도 연출을 맡을 예정입니다. 워너브라더스가 공식 발표한 이후 팬들은 큰 기대를 보내고 있으며, 현재는 각본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속편에서는 이전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 인간과 신의 보다 직접적인 충돌, 그리고 나이가 든 콘스탄틴의 내면 변화 등이 그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키아누 리브스의 중년 퇴마사 연기는 더욱 깊은 무게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콘스탄틴」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묵직한 메시지와 아름다운 영상미, 그리고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풀어낸 점에서 명작이라 부를 만합니다.
속편이 다시 제작되는 이 시점에, 한 번쯤 다시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이전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은 보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