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는 2018년에 개봉한 알버트 휴즈 감독의 생존 어드벤처 영화로, 인류와 개의 기원을 담은 감성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2만 년 전, 구석기시대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년의 생존기이자, 인간과 늑대 사이에 맺어진 최초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단순한 사냥 서사를 넘어, 자연과의 교감, 인간의 내면 성장, 동물과의 관계를 조명하며, 시각적 아름다움과 감정의 깊이를 함께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등장인물과 그 배경
영화의 중심인물은 '케다(Keda)', 부족의 족장 아들로, 평화로운 성격과 감수성이 풍부한 인물입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강인하고 사냥에 능한 전사로 자라나는 문화 속에서 케다는 다소 조용하고 내성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그의 아버지인 ‘타우(Tau)’는 그를 더욱 강하게 훈련시키려 합니다. 타우는 아버지로서의 애정과 족장으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아들을 바라보는 인물입니다.
‘알파(Alpha)’는 극 중 늑대의 이름이자, 영화의 정서적 중심축입니다. 이 늑대는 처음엔 케다에게 적대적이지만, 점차 치료와 관심을 받으며 마음을 열고, 두 생명체는 서로에게 의지하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이 늑대는 상징적으로 ‘최초의 반려견’을 의미하며, 인류와 개의 유대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줄거리 요약
《알파》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감정선은 매우 깊습니다. 영화는 빙하기 유럽 대륙을 배경으로 하며, 생존이 곧 전부였던 시대의 한 부족이 큰 사냥을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사냥은 단순한 식량 확보 그 이상입니다. 남자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며, 그 해에 처음으로 케다가 사냥에 참여하게 됩니다.
사냥 중, 케다는 들소 떼를 유인하는 과정에서 절벽에서 떨어지게 되고, 나머지 부족원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해 슬픔 속에 떠납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생존한 케다는 깨어나 절벽 아래의 세계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본격적인 생존 서사로 전환되며, 케다의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몸은 다치고 식량도 없는 상황에서, 그는 주변에서 먹을 것을 찾고, 상처를 치료하고, 밤의 추위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늑대 무리와 마주치게 되고, 방어 과정에서 한 마리 늑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그러나 케다는 그 늑대를 죽이지 않고 치료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감정이 교차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던 두 존재는, 점차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지고, 케다는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늑대는 그를 보호하기 시작합니다. 자연 속에서 둘은 포식자와 날씨, 상처, 굶주림 등 수많은 장애물을 함께 이겨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엔 서로에게 체온을 나누며, 사냥에는 서로 협력하면서 진짜 '동료'가 되어갑니다.
여정 중 늑대가 위험에 처하고, 케다는 목숨을 걸고 늑대를 구합니다. 반대로, 포식자의 습격에서 늑대가 케다를 지켜주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존재들 사이에서도 감정과 유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국 둘은 케다의 부족 마을 근처까지 도달하지만, 이 과정에서 알파가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됩니다. 마지막 힘을 짜내 부족에게 돌아온 케다는, 아버지와 재회하고 마침내 자신이 성장했음을 증명합니다. 영화의 엔딩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알파는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그 생명은 바로 ‘개’의 기원, 인류 최초의 반려견이 됩니다. 이 마지막 장면은 단순한 영화적 장치가 아닌, 인간과 동물 사이의 깊은 유대를 상징하며 오랜 울림을 남깁니다.
영화 리뷰 및 평점
《알파》는 긴장감 있는 줄거리와는 다르게, 전반적으로 매우 고요하고 감정적인 영화입니다. 빠른 전개와 화려한 액션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각적 아름다움과 묵직한 감정선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CG보다는 자연환경과 실제 동물의 모습을 적극 활용하여 사실감을 높였고, 빙하기의 설원과 광활한 대지를 담아낸 장면들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담은 시적인 작품’이라 평가했습니다. 물론 IMDB에서는 6.7점, 로튼토마토에서도 79%의 평가를 받으며 완벽한 만점은 아니었지만, 감성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관객들에게는 ‘잊지 못할 영화’로 기억됩니다. 특히 대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만큼, 배우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며, 케다 역을 맡은 코디 스밋-맥피의 내면 연기가 돋보입니다.
또한 ‘알파’ 역을 맡은 늑대 역시 실존하는 동물로, 그 연기력(?)과 눈빛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점도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알파》는 단순히 ‘인간과 개의 기원’을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외로움과 공포, 신뢰와 연대, 생존과 성장의 모든 감정이 담긴 여정입니다. 빠른 결론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닌,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얻는지가 중요한 영화이죠.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오늘날, 이 영화는 매우 적절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스며드는 감동. 《알파》는 그런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