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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화 시민케인 줄거리, 등장인물 배경, 관객 수, 평점, 해석

by kaesanr 2025.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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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케인

 

영화 "시민 케인" 깊이 보기: 줄거리, 배경, 평가, 그리고 끝나지 않은 해석

오슨 웰스의 천재성이 빚어낸 영화 "시민 케인"(Citizen Kane, 1941)은 단순한 고전 명작을 넘어, 영화사(史)에 한 획을 그은 혁명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마치 한 편의 잘 짜인 추리소설처럼, 한 인간의 삶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1. 줄거리: "로즈버드"는 무엇이었을까?

영화는 신문왕 찰스 포스터 케인(Charles Foster Kane)의 죽음으로 시작합니다. 플로리다의 대저택 제나두(Xanadu)에서 쓸쓸히 임종을 맞이한 그가 남긴 마지막 한 마디, "로즈버드(Rosebud)". 이 수수께끼 같은 단어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뉴스 영화 제작사의 기자 제리 톰슨(Jerry Thompson)은 케인의 주변 인물들을 찾아 나섭니다.

톰슨은 케인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수잔 알렉산더 케인(Susan Alexander Kane), 그의 사업 동료였던 번스타인(Mr. Bernstein), 그리고 한때 절친한 친구였으나 등을 돌린 제데디아 리랜드(Jedediah Leland) 등 다양한 인물들의 회상을 통해 케인의 삶의 조각들을 맞춰나갑니다.

가난한 하숙집 아들에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언론 제국의 황제가 되기까지, 그의 야망과 성공, 정치적 좌절, 두 번의 결혼 생활과 파경, 그리고 대중의 사랑을 갈망했지만 결국 고독 속에 생을 마감한 케인의 모습이 다층적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로즈버드"의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케인의 유품들이 소각되는 과정에서 관객은 마침내 "로즈버드"의 정체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케인이 어린 시절 부모와 헤어져 콜로라도를 떠나올 때 가지고 놀던 눈썰매의 이름이었습니다. 잃어버린 유년 시절의 순수함, 혹은 돈으로 살 수 없었던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상징하는 "로즈버드"는 그렇게 연기 속으로 사라지며, 한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2. 등장인물 배경

  • 찰스 포스터 케인 (오슨 웰스 분): 영화의 중심인물. 어린 시절 어머니의 하숙집에서 우연히 금광이 발견되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고, 월터 파크스 대처(Walter Parks Thatcher)의 후견 아래 성장합니다. 젊은 나이에 신문사 '인콰이어러'를 인수하여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로 발행 부수를 늘리며 언론 재벌로 성장합니다. 대중의 사랑을 갈망하며 주지사 선거에도 출마하지만, 스캔들로 낙마합니다. 두 번의 결혼 모두 실패하고, 자신의 이상향을 투영한 대저택 제나두에 갇혀 고독한 말년을 보냅니다. 그의 삶은 미국의 자본주의와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실제 언론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 제데디아 리랜드 (조셉 코튼 분): 케인의 대학 시절부터 함께한 절친한 친구이자 '인콰이어러'지의 드라마 비평가. 케인의 순수했던 이상과 열정을 지지했지만, 점차 권력에 취해 변해가는 케인에게 실망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다 결국 결별합니다. 케인의 양심과도 같은 인물로, 그의 회상을 통해 케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변화 과정이 드러납니다.
  • 수잔 알렉산더 케인 (도로시 커밍고어 분): 케인의 두 번째 부인. 평범한 악보 가게 점원이었으나 케인에 의해 강제로 오페라 가수로 데뷔합니다. 재능이 부족함에도 케인의 강요와 통제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다가 결국 그를 떠납니다. 케인의 소유욕과 통제욕의 희생양으로 그려집니다.
  • 번스타인 (에버렛 슬로언 분): 케인의 충직한 사업 매니저이자 친구. 케인의 성공 가도를 처음부터 함께하며 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끝까지 간직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회상은 케인의 긍정적이고 활기찼던 젊은 시절을 보여줍니다.
  • 제리 톰슨 (윌리엄 알랜드 분): "로즈버드"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기자. 그의 시점을 통해 관객은 케인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접하게 됩니다. 영화 내내 얼굴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객관적인 관찰자 혹은 관객 자신을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3. 관객 수 및 초기 반응

"시민 케인"은 1941년 개봉 당시, 혁신적인 촬영 기법과 서사 구조로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하지만 흥행 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의 모델이 된 언론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강력한 방해 때문이었습니다. 허스트는 자신의 신문 제국을 동원해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광고 게재를 막는 등 조직적인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극장들이 영화 상영을 꺼렸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확한 초기 관객 수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제작비(약 80만 달러)를 회수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시민 케인"은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꾸준히 언급되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관객과 영화학도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4. 평점 및 현대의 평가

오늘날 "시민 케인"에 대한 평가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습니다.

  • 로튼 토마토 (Rotten Tomatoes): 신선도 99% (평론가), 관객 점수 90% (2025년 5월 기준)
  • IMDb: 8.3/10
  • 메타크리틱 (Metacritic): 100/100

영국 영화 협회(BFI)의 영화 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 Sound)'가 10년마다 선정하는 "역대 최고의 영화" 투표에서 1962년부터 2002년까지 5회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2012년에는 2위, 2022년에는 3위를 기록하는 등 수십 년간 부동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연구소(AFI)가 선정한 "100대 미국 영화"에서도 꾸준히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오슨 웰스의 연출력, 그렉 톨랜드의 혁신적인 촬영(딥 포커스, 로우 앵글숏 등), 복잡하고 다층적인 서사 구조, 시대를 앞서간 주제 의식 등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5. 해석: "로즈버드"를 넘어선 질문들

"시민 케인"은 단순한 미스터리 풀이를 넘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 "로즈버드"의 상징성: 가장 직접적인 해석은 "로즈버드"가 케인이 잃어버린 유년기의 순수함, 혹은 돈과 권력으로는 결코 살 수 없었던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로부터 강제로 떨어져 물질적 풍요 속에서 성장했지만, 정서적으로는 결핍된 삶을 살았던 케인에게 "로즈버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의 표상입니다.
  • 아메리칸드림의 허상: 케인의 삶은 부와 명예를 향한 끝없는 질주, 즉 아메리칸드림의 성취 과정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공허함과 고독만이 남았음을 폭로합니다. 물질적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 권력의 속성과 미디어의 역할: 케인은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권력의 타락 과정과 미디어가 가진 강력한 힘, 그리고 그것이 오용될 때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 인간 이해의 불가능성: 영화는 여러 인물의 증언을 통해 케인의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누구도 케인의 본질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로즈버드"의 의미조차 주변인들은 끝내 알지 못하죠. 이는 한 인간의 삶을 타인이 온전히 규정하거나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불가해성을 시사합니다.
  • 기억의 주관성: 각 등장인물은 자신의 기억과 관점에 따라 케인을 다르게 묘사합니다. 이는 기억이란 객관적인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주관적인 해석의 산물임을 보여주며, 진실에 접근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합니다.

"시민 케인"은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을 낳으며 영화학도와 관객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한 인간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며, 그렇기에 이 영화는 시간을 초월한 걸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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